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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하든 말든 신경도 안 쓰던 회사였다. 보호의 목적이라고 입사 전에 설명했던 것과 같이, 실장들과 몇몇 외에는 딱히 일하는 모습이 보이지도 않는다. 그냥 재밌게 놀고, 시간이 흐르던 중 브리핑을 한다는 공지가 돌았다. [여덟 시에 좀 모여줘요.] 첫날 받았던 공지와는 다르게, 누가 보냈는지 너무 확연한 메시지였다. 첫 브리핑보다는 한 시간 이른 시간이었지만, 여전히 사내 브리핑을 하기엔 늦은 시간이다. 

 첫 브리핑 때는 실장들이 걸어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는데, 지금은 걸음 소리정돈 아무렇지 않게 묻힐 정도로 왁자지껄했다. 어느 정도냐면, 브리핑을 진행할 실장이 상사처럼 서 있는 것이 어색할 지경이다. 첫날에 그랬던 것처럼, 먼저 입을 떼는 것은 세드릭이었다. 어수선한 공기가 이쪽으로 몰린다. 

 "뭐.. 별건 아니고요."

 느리게 말하곤, 말을 멈췄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듯 느리게 직원들을 둘러본다. 그들을 불러모은 데는 남들과 다르다는 공통점 하나뿐이었는데, 이렇게 잘 어울릴 줄 생각지도 못했다. 뭐, 사랑도 싹트고. 흐리게 웃음 흘리며 시선을 내릴 때 즘은, 그의 정적에 모두가 잠깐 조용해져 있던 틈이었다.

 "뭐 일단, 잘 지내고 적응해준 건 고맙습니다."

 이렇게 다들 머물러 줄건 생각도 못 했는데 말이에요. 읊조리듯 뱉은 말은 기분 좋은 것처럼 톤이 높았다. 평소라면 감췄을 감정이지만, 어쩐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세드릭이 시선을 떨어뜨린 곳에서, 하얀 손가락으로 하얀 봉투를 집어들었다. 

 "오늘 월급날이라 불렀어요."

 매월 2일이요. 아마, 의뢰를 진행하셨으면 인센티브가 더 있을 겁니다. 짧은 설명이 붙었다. 한 사람씩 나오라는 말에, 그 뒤론 잡담이 붙고, 다시 시끄러운 공기가 채우며 브리핑은 자연히 끝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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